본문 바로가기
정치.사회.시사

윤 대통령이 할 일은 여가부 폐지가 아니라 ‘차별 해소’다

by 꿀딴 2024. 2. 22.
728x90
반응형

지난20일 사표를 수리한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후임을 지명하지 않고 있는 윤석열 MBC

 

윤석열 대통령이 여성가족부 장관의 사표를 수리하고 후임 장관을 임명하지 않음으로써 폐지 의지를 드러냈다.

 

윤석열 대통령의 이 같은 국정 운영은 차별과 불평등 해소라는 여가부의 운영 목표를 도외시한 채, 총선을 앞두고 국민 갈라 치기를 위해 여가부에 분노와 혐오의 좌표를 찍은 것이다. 이는 집권 2년 여 간 끊임없는 국정 실패와 민생 위기, 검찰권 사유화,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사건 등으로 싸늘해진 민심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의심된다. 권성동 의원이 재차 여가부를 ‘남녀갈등의 진원지’라고 운운하며 악마화한 것은 이를 증명한다.

 

정부여당의 여성가족부 무력화와 대안 없는 폐지는 만연해있는 차별과 배제, 혐오를 방치하겠다는 메시지이기도 하다. ‘남성은 생계 부양, 여성은 자녀 양육’이라는 인식이 그대로 남아있어 여성들의 경제활동과 고용 상의 지위는 크게 나아지지 않고 있다. 정부의 노동정책·돌봄 정책 부재로 인해 여성이 겪는 경력단절도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여성들은 젠더폭력에 대응하는 국가권력에 대해 신뢰할 수 없어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여성가족부는 예산과 인력 부족의 어려움 속에도 이같이 가부장적이고 성차별적 사회 문화와 구조, 인식들을 바꾸기 위해 노력해 왔다. 2001년도 김대중 정부에서 신설되어 여성정책의 기획·조정, 가정폭력·성폭력방지 및 피해자보호, 남녀차별금지·구제 등 여성 지위 향상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면서, 호주제 폐지, 성별영향평가 도입, 성희롱·성폭력 대응체계 확립, 여성 경력단절 예방 및 경제활동 참여 지원에 주력해 왔다. 이뿐만 아니다. 한부모 지원, 학교 밖 청소년 지원 및 보호 등 사각지대에 놓인 다양한 사회적 약자를 보듬는 여가부의 인권정책들 또한 우리 사회가 선진국으로 가는데 기여한 요소들이다.

 

갈등을 일으키고 시대착오적인 정책을 주도하는 세력이 지금 대한민국 정부여당의 실체이다. 여성 대상 범죄가 만연해있는데도 여성폭력 예산을 대대적으로 삭감하고, 주요 여성정책에서 ‘여성’을 삭제해 존재하는 차별과 불평등을 은폐하는데 급급했다. 전국 각 지자체들도 성평등 정책 추진 조직과 인력을 없애거나 축소했다. 노동시간 주 69시간 연장을 추진함으로써 가사와 돌봄을 책임지고 있는 여성노동자들을 일터에서 내몰아 차별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가 하면 1인가구가 보편화된 시대에 개개인을 존중하는 정책이 아닌, 전통적 가부장적 가족주의를 옹호, 유지하려는 정책으로 역주행하고 있다.

 

국민의 힘은 집단 강간 같은 반사회적인 발언을 해온 인사를 지도부에 임명해 비판을 받았음에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았다. 최근 박민수 보건복지부 2 차관은 의대 증원의 근거를 들면서 여성 의사들에 대해 비하 발언을 한 것 또한 심각한 문제다. 여성가족부를 강화하고 제대로 일을 할 수 있도록 개편해야 하는 이유는 이 같은 성차별과 여성혐오 문제가 우리 사회 곳곳에 여전히 만연해 있기 때문이다.

 

윤석열 정부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운운하기 전에 국민을 통합하고 차별과 불평등, 폭력 없는 살기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특단의 대책부터 내놔야 한다. 누구도 소외됨 없이 평등하고 모두가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국가의 가장 중요한 목표이고, 그것이 바로 국민의 염원임을 명심하라.

 

2024년 2월 22일

더불어민주당 전국여성위원회 (위원장 이재정)​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