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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은 이재명이 무섭나…영수회담 제안 또 묵살

by 가온샘 2023. 10.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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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은 이재명이 무섭나… 영수회담 제안 또 묵살

 

취임 1년 4개월 넘도록 외면, '야당 대표 죽이기'만
대선후보 TV토론 트라우마?… 기자회견까지 기피
야당 대표도, 기자들도 피해 '방구석 여포' 노릇
이재명, 수차례 "민생영수회담 갖고 머리 맞대자"
직선제 이후 역대 대통령 모두 야당 대표와 회담
윤석열, 시정 연설 땐 "처칠과 애틀리처럼 손 잡자

 

 

대통령 직선제 이래 제1야당 대표와 단 한 번도 회담하지 않은 유일한 국정 책임자.

취임 1년 4개월이 지났는데도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의 만남을 필사적으로 회피해 온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표의 영수회담 제의를 또다시 외면했다. 국민의 힘은 심지어 "형사 피고인이 '신분 세탁' 회담에 매달린다"며 "뜬금없다"라고 면박을 줬다. 여당을 통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 것이다.

철권통치만 횡행하던 군사독재 시절도 아니고, 민주화 이후 이런 반(反) 정치의 화신과도 같은 대통령은 대한민국에 없었다. 야당을 척결 대상으로만 인식하며 군사독재 뺨치는 '검사독재'를 휘두르는 윤 대통령에게 협치라는 개념은 아예 전무해 보인다. 지난 대선에서도 이 대표에게 신승했던 윤 대통령은 이 대표와 민주당의 정권 탈환을 가장 두려운 악몽으로 여길 뿐 대화나 협상 대상으로는 조금도 인정하지 않으며 '이재명 죽이기'에만 매달리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나아가 대선 후보 TV토론에서 이 대표를 상대로 쩔쩔맸던 기억이 트라우마로 남아 얼굴을 마주하고 현안을 논쟁하는 자리를 한사코 기피하려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는 국정 운영의 자신감이나 정당성의 부재와도 연결된다. 윤 대통령은 만만한 대통령실 참모진이나 국무위원들을 병풍처럼 앉혀놓고 1시간 중 59분을 일방적으로 떠들 뿐, 비판적 질문과 반론이 나올 수 있는 기자회견조차 1년 넘게 거부하고 있다. 야당 대표도, 기자들도 정면으로 상대할 자신이 없어 궁색한 이유로 뒤에 숨으며 '안방 장비' '방구석 여포' 노릇에만 만족하는 모양새다.

 

 

이재명, 추석 맞아 "민생 영수회담 제안"… 여당 "범죄 피의자가 무슨"


24일간의 단식 후 병상에서 회복 치료 중인 이재명 대표는 추석인 2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윤석열 대통령님께 민생 영수회담을 제안드린다"며 "최소한 12월 정기국회 (종료) 때까지 정쟁을 멈추고 민생 해결에 몰두하자"라고 전했다. 이어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조건 없이 만나 민생과 국정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할 수 있는 일들은 신속하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면서 "민생 고통에 시달리는 국민들께서는 누가 더 잘하냐는 선의의 경쟁보다, 민생을 외면한 채 상대를 부정하는 전쟁 같은 정치가 불안하고 불편하다"라고 지적했다.

또 "민생의 핵심은 경제이고, 경제는 심리다. 대통령과 야당이 머리를 맞대는 것만으로도 회복의 신호가 될 것"이라며 "국민께 일말의 희망이라도 드릴 수 있다면, 국민의 삶이 반걸음이라도 나아진다면, 이 모두가 국정을 전적으로 맡고 있는 대통령님과 정부 여당의 성과일 것"이라고 간곡히 설득했다. 그러면서 "이 엄중한 시기에 국민의 삶을 개선하라고 잠시 맡겨진 국가권력이 국민의 삶과 무관한 일에 낭비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대통령님의 전향적인 결단을 기대한다"라고 했다.

이 대표는 이 글에서 '정치' 행위를 다음의 두 가지로 제시했다. ▲정치란 국민의 더 나은 삶을 만드는 것이고 이 지상과제 앞에선 여야, 진보보수가 따로일 수 없다. ▲정치는 상대의 다른 생각과 입장을 인정하고 존중하며 대화와 타협을 통해 국민이 공감하는 새로운 길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함께 '정치'를 하자고 윤 대통령에게 호소했지만 반응은 역시 냉담했다.

대통령실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는 가운데 집권여당이 대신 나서 '격에 맞지 않는 범죄 피의자의 위기 모면용'이라고 쏘아붙였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페이스북 글에서 "선거법 위반, 대장동 비리 혐의로 재판받는 피고인이자 위증교사 등 또 다른 범죄 혐의로 수사받는 피의자의 위기 모면용 영수회담 제의"라고 규정했다. 강민국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뜬금없는 떼쓰기식 영수회담 제안은 앞뒤도 맞지 않을뿐더러 진정성도 보이지 않는다"라고 깎아내렸다.

장동혁 원내대변인도 "창작 소설과 불법 수사를 외치다가 영장실질심사에서 범죄사실이 소명되었다고 인정되니 '반전의 카드'가 필요했던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격에도 맞지 않는 대통령과의 회담을 통해 형사 피고인으로서의 책임을 희석시키는 신분세탁 회담에 매달리지 말고, 국민의 힘이 제안하는 여야 당 대표회담에 먼저 진정성을 보여주기 바란다"라고 막말에 가까운 논평을 내놨다.

이에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 힘과 윤석열 정부는 진정 민생을 챙기고 경제를 살리겠다면 야당을 모욕하지 말고 영수회담에 응하기를 바란다"라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측이 '격에 맞지 않는다'라고 폄훼한 데 대해선 "대통령이 무슨 전제군주인가. 언제까지 조작 수사를 핑계로 야당 대표를 모욕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박 대변인은 "법원의 영장 기각에도 여전히 이 대표에게 족쇄를 채우려는 여당의 무도한 정치 공세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면서 "지난 1년 반 동안 야당과의 대화를 거부한 채 '방탄'만 외치며 정치 공세를 해 온 것은 바로 국민의 힘이다. 그렇게 1년 반을 대한민국과 국회를 정쟁의 소용돌이 속에 몰아넣고 반성하지는 못할망정 또 야당을 비난하느냐"라고 되물었다.


 

이재명, 당대표 취임 이래 수차례 같은 제안… 대통령실은 시종 모르쇠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영수회담을 제안한 것은 한두 번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8월 28일 당 대표로 선출된 직후 수락 연설에서부터 "국민의 삶이 단 반 발짝이라도 전진할 수 있다면 제가 먼저 나서 정부·여당에 적극 협력하겠다"며 "영수회담을 요청해 머리를 맞대고 해법을 만들겠다"라고 강조했다.

당시 대통령실 김은혜 홍보수석은 "어려운 시기, 국민과 민생을 위한 산적한 현안을 해결하는 데 함께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라고 밝히면서도 영수회담 요청에 대해선 아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윤 대통령 역시 다음날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 문답에서 이 대표 취임과 협치에 관한 취재진 질문에 "저는 야당을 포함해서 국회와 함께 일을 해나가야 한다고 생각을 하고 있고 늘 그런 말씀을 드렸다"라고 알맹이 없는 공허한 답변만 내놓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13일 국회에서 열린 민생경제위기 대책위원회 출범식에서도 "민생에는 피아가 없다"라며 "다시 한번 이 자리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여야를 떠나서, 정파를 떠나서 민생을 보호하고 더 나은 사회를 위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어떤 것이 필요한지 허심탄회하게 머리를 맞대고 논의할 수 있는 민생경제 영수회담을 다시 요청한다. 절차와 형식에 구애받지 않겠다"라고 호소했다.

올해 1월 12일 신년 기자회견 때도 "영수회담 제안은 지금도 유효하다"라고 강조했지만 국민의 힘은 '사법 리스크 모면을 위한 잔꾀'라고 모욕만 가했을 뿐이다. 당시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대통령이 범죄 피의자와 면담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라고 조롱했다.


 

역대 보수 대통령들과 비교해도 기이한 윤석열의 '영수회담 공포증'


'영수회담 공포증'이라도 가진 듯한 윤 대통령의 기이한 처신은 보수 진영을 포함한 역대 대통령 사례를 봤을 때도 두드러진다. 대통령 직선제로 첫 당선된 노태우 전 대통령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빠르면 취임 당일, 길어도 110일 만에 제1야당 대표와 회동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취임 93일 만에 청와대에서 야 3당 총재를 만나 광주 민주화운동 해결책, 제5공화국 비리 진상 규명 등에 관해 논의했고 이후 김대중 평화민주당 총재, 김영삼 통일민주당 총재, 김종필 신민주공화당 총재와 일대일 연쇄 영수회담을 가졌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취임 110일 만에 청와대에서 민주당 이기택 대표와 첫 회동한 뒤 단독 영수회담이나 여당 지도부를 포함한 다자회담의 형식으로 10차례 이상 야당과 만났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취임 이틀 후에 여야 연쇄 영수회담을 가졌다. 야 3당과의 조찬 회담 뒤 한나라당 조순 총재와는 단독 영수회담을 갖고 총리 인준을 위한 야당의 초당적인 협조를 부탁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회창 한나라당 총재와는 임기 중 총 8회 영수회담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취임 14일 만에 김종필 총재가 이끄는 자유민주연합 지도부와 만찬을 가졌고, 다음날에는 박희태 대표권한대행 등 제1야당인 한나라당 지도부와 회동했다. 이후 박근혜 대표와 단독 회담도 했는데, 이때 지역주의 타파를 명분으로 한나라당에 총리·내각 임명권을 주겠다는 '대연정'을 제안해 정국에 파란을 일으킨 바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취임 59일 만에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통합민주당 손학규·박상천 공동대표 등 여야 지도부를 초청해 국정 전반에 대한 초당적 협력을 요청하고 해외 순방 결과를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은 임기 중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 정세균 민주당 대표, 다시 손학규 민주통합당 대표 등 제1야당 측과 총 3차례 단독 영수회담을 가졌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취임 46일 만에 민주통합당 문희상 비상대책위원장 등 야당 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했다. 이후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와 3자 회담을 가졌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빨리 야당과 만났다. 취임 당일 국회 본청 내 5당 당사를 찾아가 정우택 자유한국당 대표권한대행, 박지원 국민의 당 대표, 주호영 바른 정당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를 차례로 만나 협조를 청했다. 이어 여야 4당 대표와 청와대에서 115분간 오찬 회동을 하고 '여야정 국정상설협의체' 구성 합의를 이끌어냈다. 문 대통령의 영수회담 요청을 줄곧 거절하던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는 2018년 4월 13일 청와대에서 비공개로 문 대통령을 일대일로 만나 청와대발 개헌안 및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임명 철회를 요구했다.

반면 윤 대통령은 지금까지도 그랬고 앞으로도 양자회담이든 3자 회담이든 야당 대표와 제대로 만나 국정을 의논하고 협조를 당부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여소야대의 극히 불리한 정치 지형에도 거부권과 시행령을 무기 삼아 국회를 무력화하는 데만 급급한 윤 대통령이 취임 엿새 만인 지난해 5월 16일 국회 시정연설에서 '진영이나 정파를 초월한 초당적 협력'을 역설했던 다음 대목은 이제 더욱 기만적으로 다가온다.

"지금 대한민국에서는 각자 지향하는 정치적 가치는 다르지만, 공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기꺼이 손을 잡았던 처칠과 애틀리의 파트너십이 그 어느 때보다 필요합니다. 진정한 자유민주주의는 바로 의회주의라는 신념을 저는 가지고 있습니다. 의회주의는 국정 운영의 중심이 의회라는 것입니다. 저는 법률안, 예산안뿐 아니라 국정의 주요 사안에 관해 의회 지도자와 의원 여러분과 긴밀히 논의하겠습니다. 마땅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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