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부메랑 맞는 '극우본색' 신원식… 야권, 낙마 1순위
"5·16 쿠데타는 혁명" "12·12 나라 구하려 나온 것"
"노무현 초대 악마… 문재인 모가지 따기 시간문제"
'소나기' 피하려 태세 전환해…"쿠데타 절대 안 돼"
김행, 김건희와 '20년 친분설' 부인하다 의혹 키워
야권 "극우 친위내각, 인사 테러… 지명 철회해야"
신원식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거침없이 쏟아냈던 막말로 인해 제대로 부메랑을 맞고 있다.
경남 거제 출신에 예비역 중장으로 지금까지는 거칠기 짝이 없는 극우적 언행을 마음껏 과시해 왔지만 이제 인사청문회 검증의 도마 위에 올라 정치권과 여론의 집중적인 질타를 받게 되자 자신의 발언을 180도 뒤집거나 함구하며 전전긍긍하는 모습이다. 신 후보자와 함께 2차 개각에 포함된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와 김행 여성부 장관 후보자도 입이 거친 돌격대 유형이지만 야권은 우선 신 후보자를 낙마 1순위로 꼽는 기류다.
신 후보자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기 전인 지난 2019년 9월 4일 '신인균의 국방 TV' 유튜브 방송에 나와 1961년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 군사 쿠데타에 대해 "정치법적으로는 쿠데타인데 (우리나라가) 농업화 사회에서 산업화 사회로 바뀌었기 때문에 사회·경제·철학적으론 혁명"이라고 주장했다. 1979년 전두환 신군부가 주도했던 '12·12 군사 쿠데타'에 대해서도 "박정희 대통령이 돌아가신 공백기에 '서울의 봄'이 일어나고, 그때 당시에 (전두환 씨는) 나라를 구해야 되겠다고 나왔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신 후보자는 2019년~2020년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주도한 극우 개신교 단체 집회에 여러 차례 참석했다. 그는 2019년 7월 전광훈 목사의 기도회 현장에서 "오늘날 문재인이라는 악마를 탄생시킨 초대 악마인 노무현이라는 자가 대통령이 돼서 문제가 시작됐다"라고 극단적인 표현으로 비난했다. 같은 해 8월 '문재인 정권 규탄 집회'에서는 "한 줌도 안 되는 좌파 쓰레기 문재인"이라고 했다.
이어 9월 21일 부산에서 열린 태극기 집회에서는 유엔군의 인천상륙작전 성공 기념일(9월 15일)을 언급하면서 "오늘은 축제"라며 "문재인이 멸망을 기다리고, 벌써 6일 전에 유엔군이 인천상륙작전에 성공했기 때문에 문재인 모가지를 따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역시 원색적인 언사를 총동원했다. 아울러 "2016년 박근혜 대통령을 파멸로 이끌었던 '촛불'은 거짓이고 지금 '태극기'는 진실"이라며 "2016년 촛불은 대한민국의 자유민주주의를 파괴하고 대한민국의 계속성을 파괴한 반역이고, 2019년 태극기는 대한민국을 복원시키는 정의요, 헌법의 명령"이라고 주장했다. 신 후보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여러 차례 '간첩'으로 지칭했다.
신 후보자가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하고 나서도 막말과 극언을 쏟아낸 사례는 부지기수다. ☞ 72세 유인촌의 부활… 김행·신원식까지 '싸움닭 개각'
신 후보자는 실종자 수색 중 숨진 해병대 채모 상병 사건에 대해 "이게 안타깝지만 손잡고 가다가 웅덩이에 푹 빠져서 안타까운 죽음을 했다"며 "그런데 이게 8명이나 다 (과실치사 혐의자로) 처리할 만큼 어마어마한 군의 과오냐"라고 했다. 박정훈 해병대 전 수사단장이 '항명' 혐의로 입건된 이후 국방부 검찰단 조사를 거부한 것을 두고선 "저질 3류 정치인이나 할 법한 망동"이라고 광기에 가까운 적의를 드러내며 매도했다.
신 후보자는 자신의 과거 발언이 새롭게 조명되며 파문을 일으키자 갑작스럽게 태세 전환을 하거나 침묵을 고수하는 등 '소나기'를 피하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그는 1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기자들이 12·12 쿠데타에 관한 입장을 묻자 "쿠데타는 절대 있어서도 안 되고, 있을 수도 없고, 대한민국 현실에 불가능하다고 본다"면서 "저는 그(12·12)에 관한 대법원 확정판결과 정부 공식 입장을 100% 지지한다"라고 꼬리를 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이 부당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는 "그것도 법적 판단이 나오지 않았느냐"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제가 공인 신분이 되기 전에는 여러 정치적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겠지만 국회의원이 되고 더구나 앞으로 국무위원이 된다면 개인적 사견이 아닌 정부의 공식적 견해, 우리 사법부 판단을 존중하는 행동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문재인 전 대통령 비난 발언과 관련해선 "이제 구체적인 것, 각 개개의 발언에 대해선 제가 정리해서 청문회 중이나 직전에 충분히 국민께 설명드리겠다"고만 말해 사과나 유감 표명은 회피했다. 그는 15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영내 육군회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 처음 출근했을 때도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 측에 대한 사과 의향을 여러 차례 묻는 기자들에게 "청문회장에서 입장을 밝히겠다"는 말만 되풀이했다. 문재인 정부 시절 남과 북이 일체의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던 선언인 9·19 군사합의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반드시 폐기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행 후보자도 벌써 각종 설화를 일으키며 의혹을 키우고 있다. 그는 14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에 차려진 인사청문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윤석열 대통령께서 여가부를 폐지하겠다는 게 대선 공약이었다"면서 "드라마틱하게 엑시트(exit) 하겠다"라고 말했다. 여가부 장관을 맡겠다는 사람이 흥미로운 게임이라도 하는 듯한 표현으로 부처의 문을 닫겠다는 의지를 거리낌 없이 드러낸 것이다. 김 후보자는 "우리 여가부 공무원들이 본인들의 역량을 더 잘 살릴 수 있도록 행복하게 엑시트 하겠다는 말"이라고 이해하기 어려운 설명을 덧붙였다.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와의 '20년 친분설'도 갈수록 청문 정국의 중심 이슈로 부상하고 있다. 그는 보수 진영에 속하는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이 처음 제기했던 '20년 친분설'에 대해 처음에는 "가짜뉴스가 지나쳐서 이젠 괴담 수준"이라며 "저는 70년대 학번이고 여사님은 70년대생인데 어떻게 연결이 될 수 있는지 잘 모르겠다"라고 완강히 부인했다. 나아가 "여사님과 나는 지연, 학연, 사회경력에서 겹치는 데가 전혀 없다"면서 "친분을 맺기엔 너무나 먼 그대라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그러나 언론의 취재가 본격화하자 하루도 못 가 김건희 씨를 과거에 만난 적이 두 차례 있다고 실토했다. 김 후보자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2016년 전시회에서 처음 보고,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을 할 때 대통령 내외가 자택으로 초청해 두 번 본 게 전부"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가 언급한 2016년 전시회는 '르 코르뷔지에전'으로 김 후보자가 공동창업한 언론사 위키트리와 김건희 씨가 설립한 코바나콘텐츠가 공동 주관한 전시회다.
이에 더해 경향신문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김건희 씨가 참석했던 2013년 12월 2일 '점핑위드러브 전' 개막식과, 2015년 3월 23일 '마크 로스코 한국특별전' 개막식에도 각각 청와대 대변인, 양성평등교육진흥원장 신분으로 참석했다. 해당 전시회는 모두 김 후보자가 창업한 위키트리와 김건희 씨가 설립한 코바나콘텐츠가 공동 주최 혹은 주관한 행사다. 김 후보자는 "그때 못 봤다"며 "당시에는 김 여사의 존재 자체를 몰랐다"라고 말했다.
야권은 신원식 후보자를 중심으로 '극우 친위내각'을 구성할 장관 후보자 3명 전원의 지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15일 "국민과 싸우겠다는 상식 밖의 오기 인사"라며 "특히 군의 정치적 중립을 해치고 검찰처럼 장악하겠다는 의도와 문화예술체육계를 제2의 국정농단 사태로 몰고 갈 시도는 절대 좌시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정청래 최고위원도 이날 서울 강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원식 후보자를 겨냥해 "이명박의 재집권인가, 전두환의 부활인가"라며 "청와대를 습격한 무장공비 출신 김신조가 국방장관에 내정된 줄 알았다"라고 비꼬았다. 이어 "매우 부적절한 인사로 세 명 모두 취소돼야 한다"라고 목청을 높였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국회 소통관 브리핑에서 "전직 대통령에게 극언을 퍼부은 광기 어린 극우 유튜버 수준의 신원식 후보가 어떻게 우리 군을 중립적으로 통솔한단 말인가?"라며 "더욱이 여당 의원들조차 의문을 표한 윤 대통령의 유인촌 전 장관 지명은 국민을 아연실색케 하고 있다. MB정부 당시 막말과 블랙리스트 작성으로 문화예술계를 탄압했던 장본인을 등용한다는 건 문화예술계에 또다시 재갈을 물리려는 의도로 밖에 보이질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소영 원내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이 이런 극단적 정치 성향을 지닌 인사를 지명한 것은 폭주를 계속하겠다는 선언을 함과 동시에, 야당에 퇴로 없는 전쟁을 선포한 것"이라며 "무능과 실정에 대한 반성은커녕 '극우 친위내각'으로 철옹성을 세우려 하는 정부에 멈출 것을 경고한다"라고 전했다.
정의당도 들끓기는 마찬가지다. 이정미 대표는 "여우가 떠난 자리에 호랑이 온다더니, 그야말로 국민 울화 돋우자고 작정한 인사"라며 ▲국방장관이 아니라 '이념 전쟁의 총사령관' 신원식 후보자 ▲여성·가족 문제에 아무런 전문지식이 없고 김현숙 장관 뺨치는 무능함이 뻔히 예상되는 김행 후보자 ▲언론·문화 탄압의 상징으로 이번 개각 참사의 정점에 서 있는 유인촌 후보자라고 각각 서술했다. 배진교 원내대표는 '인사 테러'라고 묘사했다.
기본소득당 상임대표인 용혜인 의원은 신원식 후보자의 과거 극우적 발언들을 열거한 뒤 "한 마디 한 마디가 가히 반국가세력이라 평할 만하다"면서 "군부쿠데타 옹호 세력의 일원을 국방부 장관으로 지명한 윤석열 대통령을 강력하게 규탄한다. 윤 대통령은 즉시 지명을 철회하라"라고 했다. 진보당 손솔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드라마틱하게 엑시트, 퇴장해야 할 건 김행 후보자 본인이다. 그렇게 그냥 스쳐 지나가시면 되겠다"라고 권했다.
출처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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