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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협력 파트너" 대통령 3.1절 기념사 집중성토 (출처:민들레)

by 가온샘 2023. 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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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은 협력 파트너" 대통령 3.1절 기념사 집중성토

 

시민단체 '3.1절 범국민대회'··· 1585차 수요집회도
양금덕 할머니 "사죄 없는 배상금 한 푼도 안 받겠다"
이용수 할머니 "강제징용 해결책 왜 우리가 내놓나"
세종시 한 아파트선 일장기 내걸려 ··· 주민들 통분

 

 

3.1절 제104주년. 서울 도심에선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이 주최한 범국민대회와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의 제1585차 수요집회가 열렸다. 윤석열 대통령은 유관순 열사와 안중근 의사 사진을 배경으로 일본이 '가치를 공유하는 협력 파트너'라는 생뚱맞은 기념사를 낭독했고, 세종시 한 아파트에는 태극기 대신 일장기가 걸렸다. 지극히 어수선한 3.1절이었다. 

비판대 오른 정부의 '강제동원 제삼자 변제안'

강제동원 피해자 양금덕(94) 할머니는 이날 오후 2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제104주년 3.1절 범국민대회에 참석,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일본 정부의 사과 없는 '강제동원 제3자 변제안'을 대놓고 비판했다. 양 할머니는 "난 그런 돈은 아무리 굶어 죽어도 안 받는다"라며 "옳고 그른 일을 분명히 우리나라에 말하고 제대로 된 돈을 주면 모르지만, (사과가 없다면) 아무리 굶어 죽어도 천냥, 만 냥을 줘도 필요 없다"라고 못 박았다.

윤석열 정부의 굴욕적인 대일 외교에도 분통을 터뜨렸다. 양 할머니는 "우리 힘으로 대통령 물러나고 옷 벗으라고 해야 한다"며 "대통령 말 듣고 우리나라가 도저히 제대로 못 간다"라고 말했다.

양 할머니는 이날 범국민대회 사전행사에서 학생·청년·시민들로부터 평화·인권 훈장을 받았다. 정부가 지난해 양 할머니를 대한민국 인권상과 국민훈장 서훈 후보로 추천했다가 취소한 것을 되찾아 준다는 의미에서 시민의 이름으로 수여한 것이다. 정부의 서훈 취소 당시 시민 사회에서는 한일관계 눈치보기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양 할머니는 수상 소감에서도 윤 대통령에 대해 "절대 그 사람 말 듣지 않고, 우리 힘으로 우리나라를 이끌어가자"면서 현 정부의 외교에 대해 강한 항의 표시를 했다.

학생·시민 등 1000여 명이 모인 이날 행사에는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진보당 소속 국회의원과 정당인들이 참석해 연대 발언을 이어갔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95)도 자리했다. 범국민대회는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일본의 강제동원 사죄와 전범기업 직접배상 이행을 촉구하는 의원모임이 공동주최했다.


"돈이 없어 배상 요구하는 듯 피해자 모욕"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무대에 올라 "피해자가 억울해서 가해자에게 진심으로 사과해라 배상해라 이렇게 요구하는데 피해자를 보호해야 될 정부가 나서서 '돈 필요해' '얼마면 돼' '내가 대신 줄게' 이런 자세를 취하고 있다"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 대표는 "돈이 없어서 싸우고 있는 것인가. 억울해서, 있는 객관적 사실을 인정받고 싶어서, 수십 년 인생 바쳐서 싸우고 있는 데, 마치 돈이 없어서 싸우는 것처럼 사람을 처참하게 모욕하는 게 이 정부"라고 규탄했다.

진보당 이경민 공동대표는 "윤석열 정부는 일본 전범기업을 배제한 채 한국기업 모금으로 보상한다는 제삼자 변제안 등 강제동원 피해에 대한 굴욕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윤정권은 역사와 민심의 심판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의 어처구니없는 기념사에 대한 비난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유관순 기념관에서 낭독한 기념사에서 "3.1 운동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가치를 공유하는 협력 파트너가 됐다. 한미일 3자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라고 말했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대통령 기념사에 대해 "일제 강제동원 대법원 판결을 그대로 이행하라"며 "가해자인 일본에게 관계개선을 구걸하는 굴욕외교를 중단하라"라고 했다. 

 

3.1절 기념사에서 일본 두둔한 대통령

윤 대통령은 기념사에서 일제의 강제징용과 위안부 문제 등 일제 군국주의가 한민족에 남긴 상처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설령 정부 차원에서 현실 외교에서 일본과 협력할 사안이 있다고 하더라도 3.1절 기념사에서 협력만 강조한 것은 전례를 찾기 어려운 사건이었다. 

양금덕 할머니와 시민들은 이날 행사를 마친 뒤 오후 3시 10분쯤부터 외교부를 경유해 일본 대사관 앞까지 행진했다. 시민들은 "굴욕적인 강제동원 해법안 폐기하라" "대법원 판결 존중하고 이행하라" "일본은 식민지배 인정하고 사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3.1절 서울 복판에 울려 퍼진 한 맺힌 절규였다. 

행렬은 외교부 건너편 주한 미국 대사관 앞에서 한 차례 멈춰 "윤석열 정부는 굴욕외교 한일합의 중단하라"라고 요구했다. 일본 대사관 앞에서도 일본 정부와 윤석열 정부를 규탄하는 구호와 함성을 외친 뒤 욱일기를 찢는 의식으로 행사를 마쳤다.

 

3.1절에도 "수요집회 반대"외친 극우단체

앞서 이용수 할머니는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1585차 수요시위에 참석해 윤 대통령에게 위안부 문제 해결 약속을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이 할머니의 참석은 약 3년 만이다. 이 할머니는 "32년 동안 (배상, 사죄 등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있는 일본이 너무나 악랄하다"며 "일본은 한국에 해결책을 내놓으라고 하던데, 자기들이 내놓아야지 왜 우리가 내놓는가"라고 반문했다.

수요집회가 열린 시간, 같은 장소에서는 반일동상진실규명공대위,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등 극우성향의 친일 단체 소속 10여 명이 '반 수요시위 집회'를 열고 휴대용 태극기와 일장기, 성조기를 흔들며 '정의연 해체' '윤미향 구속' 따위의 구호를 외쳤다.

대형 일장기를 가지고 나온 극우 반민족 단체 회원들은 이 할머니를 두고 "이 씨가 위안부 생활을 했다는 대만 신주(新竹)에는 아예 일본군 위안소가 설치되지도 않았었다"며 "이 씨는 가짜 위안부 피해자"라고 막말성 주장을 했다. 일장기에 대해서도 "문제가 되면 고소하라"라고 적반하장 격으로 나왔다.


한 아파트에 내 결린 일장기, 시민들 경악

세종시 한 아파트 가구에서는 태극기 대신 일장기가 내걸려 시민들의 분노를 사는 일도 벌어졌다. 세종시민들이 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한솔동 한 아파트 베란다에 일장기가 내걸려 아파트 관리사무소에 주민들의 항의 전화가 빗발쳤다.

한 시민은 인터넷 커뮤니티 자유게시판에 일장기를 건 부부가 "조센징, 대깨들, 우리가 돈 더 잘 벌고 재산세도 많이 낸다, 우리 세금으로 너네가 먹고산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적었다. 사상 초유의 일이 겹쳐 어수선했던 3.1절 분위기를 더욱 어수선하게 한 해프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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